뉴욕 맨해튼은 언제 가도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도시는 두세 다녀오면 이상 새로울 없고 흥미도 점점 줄어들기 마련인데, 뉴욕은 매번 다르게 다가옵니다. 여름이면 길거리에서 풍기는 담배 냄새, 오줌 냄새, 겨울이면 빌딩 사이로 몰아치는 찬바람과 지하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하수구 냄새 같은 불편한 요소도 분명 있지만, 그조차도 뉴욕의 분위기 속에 묻혀버릴 만큼 도시만의 에너지는 대단합니다.

그동안 짧게 머물다 떠나는 여행이 아쉬웠던 저는 이번에는 아예 마음을 다잡고 동안 맨해튼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침 결혼 5주년을 맞은 저와 남편에게도 특별한 시간이 필요했고, 꿈꾸던 도시에서의 일상은 더없이 매력적인 기획이었죠.

비행기를 타고 JFK 공항에 도착한 , 우리가 예약한 맨해튼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하나, 욕실 하나가 딸린 작고 단출한 공간이었지만, 우리가 상상하던뉴요커 삶을 체험하기엔 충분했습니다. 첫날 , 커튼 사이로 보이던 빌딩 숲의 불빛과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잠든 기억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생활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주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곳곳을 누볐고, 델리나 스트리트 푸드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마치 그곳의 일원이 듯한 기분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유명한 뉴욕 피자 조각을 사서 센트럴 파크에서 피크닉을 하거나, 거리에서 핫도그를 먹으며 바쁜 도시의 하루를 따라가던 순간들엔 어떤 영화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다만, 밤늦게 지하철을 타는 다소 위험하다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야간 외출은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식사는 대부분 숙소에서 해먹었고, 주말에만 외식을 했습니다. 뉴욕 외식 물가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기에 다양한 맛집 탐방은 어렵더군요. 그래도 가끔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남편과 와인을 곁들이며 뉴욕의 밤을 즐겼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하나는 록펠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뉴욕의 전경이었습니다. 고요한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내가 지금 도시에 속해 있구나라는 묘한 실감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티켓은 비쌌지만 무대 위의 생생한 에너지, 배우들의 몰입감, 관객들과의 공감은 어떤 명소보다 인상 깊었습니다. 눈물과 웃음이 함께한 공연은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같습니다.

달간의 체류 비용은 800 .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만큼의 경험과 기억을 얻었다는 점에서 후회는 없었습니다. 여행이 아닌, 살아보는 경험이 이렇게 다른 의미를 줄은 미처 몰랐거든요.

이번 맨해튼 살기를 통해 저는 단순히 도시를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살아보는경험이 얼마나 울림을 주는지를 배웠습니다. 이젠 다른 도시들도 그렇게 만나보고 싶어졌습니다. 뉴욕은 우리의 작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도시였고, 경험은 앞으로의 삶을 풍요롭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첫걸음이 것이라 믿습니다.

하니 허니의 맨해튼 감상기

Manhattan Sunset